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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산소가 부족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는 찜질방에서 숙박을 해결할 자신이 없었던 나는, 기차에서의 잠을 택했다.

그러고는 황금같은 휴가, 그리고 내일로 여행의 두번째 태양이 떠올랐다.
오늘의 일정은 경북 영주의 부석사에 올라, 일몰의 경치를 감상하는 것이다.

부석사는 영주역보다는 풍기역이 더 가깝다는 소식을 듣고, 풍기역으로 갔다.
풍기는 인삼과 인견으로 유명한 지역이라고 했더랬다.

 

 

자그마한 풍기 역. 초점이 나간 듯..





선로 스냅.





풍기역을 나오자 마자 눈에 보인 것은 다름아닌 인삼시장이었다.
풍기의 인삼이 유명하다는 말은 들었었지만, 이렇게 시장이 따로 있을 줄은 몰랐다.






아직 시간이 좀 남았기에 인삼시장 구경을 하기로 한다.



끝도 없이 늘어져 있던 인삼



들어가니 인삼향이 내부 전체에 자욱하다.
작은 점포 형태로 되어있는 가게들이 즐비하고, 가판대에는 수삼이 한가득.
인삼을 비롯해 인삼주, 홍삼, 등등 인삼으로 만들 수 있는 제품들이 저마다 가게를 수놓고 있었다.

마침 아버지의 생신이 몇 일 남지 않았었기에, 건강에도 좋은 홍삼을 선물 해 드리자는 생각에 인자한 웃음을 띤 아주머니가 계신 가게로 들어갔다.
가판데에 놓여있는 홍삼제품들의 종류가 너무 많아 이건 무엇인지 저건 무엇인지 여쭤 보았다.
아주머니는 너무 친절하게 하나하나 설명 해 주셨고, 시식을 해보라고 이것 저것 많이 챙겨주셨다. 없던 힘이 샘솟는 것 같아, 아직은 체력이 빵빵한 여행 두번째 날이라는 것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많은 고민 속에 하나의 제품을 골랐고, 남은 여행기간동안 이를 들고 다닐 생각을 하니 걱정이 눈앞을 가려, 혹 근처에 우체국이 있냐고 아주머니께 물어보았다. 그러니 왜 물어보냐는 물음에 이걸 집으로 미리 보내려고 한다고 대답을 했다. 그러니, 그러지 말고 아주머니께서 보내주시겠다고 해주신다. 아들같아서 그러니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시며, 정성스레 포장까지 해주셨다. 고마움의 인사를 여러번 드리고 난후 가게를 나왔다.

지갑은 얇아지고, 가방은 여전히 무거웠지만, 마음은 그 어느때보다도 가볍고 행복한 마음으로 인삼시장을 나왔다. 나오니 시장 앞에 생강도너츠를 파는 포장마차가 있었다. 얼핏 풍기에 가면 이 빵을 먹어보라고 하던 바이트레인(기차여행카페)에서 본 내일러의 당부가 기억났다. 바로 덥썩. 사먹었더랬다.





여타 저렴한 도너츠처럼 크게 달지도 않고, 느끼하지도 않으며 생각과 인삼맛 덕분인지 끝맛까지 깔끔했다.
뭔가 아주 색다르지는 않지만, 깔끔하게 참 맛있는 맛이었다.


알아보니, 정도너츠라고 풍기에서 제일 유명한 생강도너츠가게가 있었더랬다.






풍기역 근처에는 인삼시장 외에도 인삼가게들이 정말 많더라.





여기서 부턴, 풍기역 근처에서 찍은 간단한 스냅.










이라고 하려고 했는데, 두장 밖에 없군.... 흠흠...




풍기 역앞에서 부석사로 가는 버스를 타고 부석사로 향했다. 버스로 한 .. 40분 남짓 걸리는 듯.




부석사로 올라가는 길





웬만한 사찰에는 다 있다는 그 유명한 천왕문





석탑. 뭐라고 설명이 적혀 있었는데, 기억이... 공부를 많이 하지 못하고 간게 너무 후회스러운 장면.





다른 사찰과는 다르게 단청도 되어있지 않고 나무 본연의 못습 그대로인 건물이 많아 인상적이다





대웅전과, 석등의 모습을 파노라마로 담은 사진.









7시가 되면,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스님 두 분께서 나오셔서 저 큰 북을 두드리신다. 그 소리가 고요한 암자에 장엄하게 울려퍼지는데 그 분위기가 너무 감동적이었다.





이제 곧 일몰이다. 구름이 많이 껴서 제대로 된 일몰과 노을은 보기 힘들 것 같다.





부석사의 고요한 일몰.








 





부석사는 그 사찰이 역사의 사료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관광하는 여행자에게도 많은 구경거리를 제공해주는 듯 했다.
물론 그 건축물의 구조도 색다르기에 큰 구경거리 중 하나였지만, 그보다 사찰의 분위기가 날 압도했다.
약간의 관광객. 그리고 스님 몇 분. 너무도 고요한 사찰이었지만, 스님이 노을 속에서 치는 북소리는 온 절에 경건하게 울려퍼졌다.
하루의 시간을 마치 그 날이 인생에 가장 중요한 날인 것 처럼 사유하는 마음가짐이 느껴졌고, 그야말로 감동적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장면이 될 것 같았다.
언젠가 아니, 자주 다시 찾고 싶은 곳이 되고 말았다. 적어도 나에게는 말이다.


몇 장의 스냅들..


 


 













그렇게 부석사에서 발을 떼지 못하고 몇 시간을 그렇게 서 있다가 부석사에서 영주로 내려오는 마지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영주로 내려가 요기를 했다.
그렇게 나의 내일로 여행 이튿날 밤도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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