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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운(?)이 좋아 7박8일의 여름휴가를 보낼 수 있게 되었었어요. 그래서 휴가에 무얼 할까 고민을 하던 찰나 !
요즘 친구들이 많이 가던 내일로가 번뜩하며 머리속을 지나갔다. 오호라. 한번 알아 볼까나.. 하고 내일로에 관한 정보를 알아보았다.


내일로 티켓을 요로케 생겼다


참 좋은 상품이라는 생각과 함께. 오 이걸 꼭 해야겠다 ! 라는 생각이 머리속으로 슉슉슉.
그런데, 일이 바빴는지 뭐가 바빴는지 계획을 너무 늦게 잡는 바람에 좀 다급하게 계획을 잡기 시작했다.
언제나의 로망이었던 '혼자 여행하기'를 실행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며 들뜬 마음과 함께 계획수립을 시작했다.

여차여차 계획을 다 짜고, 준비물을 챙기고, 총알충전도 조금 하고(휴가비 주신 사장님 감사합니다 ㅠㅠ) !!

드디어 신나는 휴가 첫 날이 시작되었다.

첫 날은 경주로 가는 일정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마지막 점검을 하고, 창원역으로 고고 !! 창원역은 이번에 KTX가 들어오면서, (사실 이번이라고 하기엔 꽤 오래전의 일..)새로 리모델링을 해서 아주 멋진 역이 되었다. (물론.. 요즘 리모델링, 신축하는 전국의 역이 다 이렇게 생기긴 했다..)

 

창원역 플랫폼



설레는 마음으로 기차를 기다리는 길 !
경주로 가는 무궁화호는 언제쯤 오시나.. 하려는 찰나 바로 오더군요...








한 네 시간 쯤 기차에 몸을 맡기고 이리저리 다니는 사람들도 구경하고.
여행을 하는 다른 사람들의 스타일을 보면서.. 첫 날이라고 호기롭게 청바지를 입은 날 탓하기도 하며..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이미 경주.

기차를 내리자 마자 솔직한 마음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무슨 날씨가... 정말 역 앞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대략 50m쯤 걸었는데, 땀이 비오듯이 나서 안그래도 짐도 무거운데..
하지만
고생할 것을 당연히 각오 했었기에, 오 덥다 !! 그 뿐이었다.
큰맘먹고 스쿠터를 빌려서 여행을 하자고 마음을 먹었기에, 스쿠터 대여점이 많은 경주 고속버스터미널 근처로 갔다.

거금(나에겐..)을 들여 50cc귀여운 스쿠터를 빌린 후 분황사로 갔다.


방금, 네이버에 분황사를 검색해서 읽으면서 깜짝 놀랬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분황사에는 이 밑에 석탑이 모두 인줄 알았는데, 보광전, 요사채, 당간지주 등... 주요 유적이 더 있었던 것이다.
다음 여행엔 아무리 계획 없이 간다고 하더라도 충분한 공부를 하고 떠나야 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다.

여행에 사진이 없을 수 있겠는가. 스냅들을 보고 가자.


분황사 모전석탑









거미줄에 데롱데롱 달려있던 나뭇잎 님.





이제 이런 사진은 찍지 않으리라 다짐했습니다. 센서에 핫픽셀이 생길까 두렵거든요 ㅎㅎ



분황사에서 좋은 사람들 세 명을 만난 후 다음 장소로 이동.
아니다. 출출한 배를 경주의 어느 식당마을에서 순두부를 먹고 불국사로 갔다.
불국사는 보문 관광단지를 지나서 조금 더 들어가야 있었다.


불국사가 워낙 규모가 컸기에 사진이 조금 많다.
가벼운 스냅들이니 조금 이상한 사진이라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 주시길.


불국사 입구에서 팔고 있던 기념품들. 다른 여타 지역의 기념품 보다는 지역의 특색이 보이는 것들이 많다.





자하문





왼쪽이 석가탑, 오른쪽이 다보탑. 한 공간에 이질적이지만 조화로운 두 탑이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분명 어릴 때 가본 불국사의 대웅전 앞마당은 엄청나게 넓은 공간이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생각보다 좁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그에 따른 감정도 달라지는 것 같았다.




두 탑들. 왜그러는 지 모르겠는데 사진이 약간 이상하게 출력되는 듯 하다.

 



 

첫 날만 해도 날씨가 정말 좋았다. 폭염에 수분을 많이 날리긴 했지만.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고.





쨍 한가요?





요즘. F값을 극복하는 것에 재미가 들린 듯.





무성한 초록. 그리고 빛





그 누군가 들의 바람







불국사를 어릴적과는 온전히 다른 느낌으로 둘러본 후 다른 문으로 나왔다.
불국사에서 나오니 생각보다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 있었다.
그때 부터 약간 바쁜 걸음으로 다른 곳을 둘러보았다.


다음 도착한 곳은 천마총이 있는 대릉원. 국사 교과서의 표지에도 실렸었던 천마도가 발견된 곳이 바로 여기다.



말 그대로 금 빛 잔디가 기억에 아직도 깊이 남아있다





빛을 받으며 예쁘게 피어있던





천마총 입구.




천마총에서 나와서 다른 몇몇 곳을 들렸지만, 사진으로 남기지 못했다.
지금에서야 후회해야 무엇하나 싶어 후회는 하지 않으려 하지만, 여전히 아쉽긴 하다.



빛 내림.


내 여행을 화려하고 즐겁게 시작하라고 그러는지 아주 멋진 빛내림이 눈앞에 펼쳐졌었다.

경주에서의 하루는 이렇게 마무리가 되고 있었다.


내일로 여행 첫 날.
급작스럽게 계획했던 여행이지만, 순조롭고 보람차게 시작하는 것 같았다.
좋은 사람들도 만났고, 좋은 곳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같은 일만 반복되던 일상에서 벗어나 오래간만의 자유로움과 여유로움을 느꼈다.

곽재구의 포구기행에 이런 말이 있었다.

" 어느 쪽으로 들어설까? 길 위에서 알지 못할 방향 때문에 시간을 쓰는 것은 바보스런 일이다. 길 위에 시간이 펼쳐지고 시간 속으로 길들이 이어진다. 눈 앞에 걸어야 할 길과 만나야 할 시간들이 펼쳐져 있는 사실만으로 여행자는 충분히 행복하다. 길 위에서 꽃을 만나고 강을 만나고 마을과 숲과 새를 만난다. "


이제 막 시작한 여행. 마치 찰나의 시간에 많은 일들이 벌어지듯,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앞으로 남은 시간들에 대한 설렘과 그 시간들이 아직 나에게 남았다는 두근거림의 행복을 갖고 다시 다른 여행지로 발길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