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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까르보나라 치킨'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반신반의 했었다. 뭔가 너무 조화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었다. 반신반의 하며 한번 찾아가 먹기로 했다. 친구 둘과 함께 찾은 뿔레치킨. 그 맛과 이야기를 가볍게 나마 적어볼 예정이다.


이 포스트는 올포스트 기획취재 코너의 후기등록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필자의 솔직한 후기를 담았으니 한번 읽고 지나가 주세요. ^^ 편의상 경어체를 사용하는 점 이해 해 주시기 바랍니다.



 올포스트 기획취재 코너에서 신촌 뿔레치킨이 올라왔다. 솔직히 별 생각없이 응모를 했고, 될거라는 생각도 전혀 없었다. 그런데 발표날 딱! 하고 나에게 당첨되셨습니다 하는 메일이 온게 아닌가... 얼떨떨한 기분으로 다시 이벤트 페이지를 살펴 보았다.



 "어쩜 한국인에게는 위험한 모험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설마! 확신도 없이 사업을 시작하셨을까요. 까르보나라의 느끼하지만 계란에서 나오는 담백한 맛과 치킨의 바삭하고 어찌보면 달콤한 맛의 조화가 참 좋을 것 같습니다. 거기에 맥주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겠지요. "

본인이 기획취재를 신청하면서 코너 페이지에 달았던 댓글이다. 다시 읽어보니 조금은 부끄럽지만 그래도 내 글이 뽑혔다는 점에 감사하며 뿔레치킨을 찾아갔다. 가게를 찾아가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쪽 부근이 초행길이라 친구와 본인은 길을 좀 헤맸다. 그러던 와중에 뿔레치킨의 간판을 보며 환호를 (사실 배고픔을 덜 수 있다는 기쁨에) 외쳤고 ! 바로 달려갔다.

처음 들어서면서 '아 인테리어가 독특하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어두침침한 조명에 이국적인 인테리어와 소품들. 색다른 분위기이긴 했다. 하지만, 가게가 아주 작은 규모라서 조금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아참. 그런데 방문하면서 찍었던 사진들이 SD카드에 문제가 있었는지, 대다수가 복구가 힘들었다. 이에 리뷰의 필수조건인 사진이 많이 없어, 참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 아직도 처음 주문 받으시면서 "사진 예쁘게 찍어주세요~" 하셨던 사장님의 목소리가 귀에 생생한데 말이다.

친구들과 신나는 기분으로 가게에 들어가 어디 앉을 지 두리번두리번 하고 있으니 친절하신 사장님(으로 추정되는 분)께서 "저쪽 저 테이블이 세 분 앉기에는 편안하실거에요~" 하시며 안내 해 주셨다. 올포스트 칼럼니스트 취재하러 왔습니다 하며 메뉴를 주문했다. 까르보나라 치킨과 어니언링, 샐러드, 그리고 맥주까지 모조리 다 말이다. 이른시간이라 손님은 몇 테이블 없었지만 참 맛있게들 드시고 있는 듯 해 군침은 더욱 더 돌기 시작했고 배고픔은 점점 날 자극시켰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을 기다리자, 음식이 나왔다.

 

 


참 먹음직 하게 생기지 않았는가? 넓은 접시(혹은 쟁반일지도?)에 순살치킨 한마리가 들어있고, 소스로 까르보나라와 양파 등이 올려진 메뉴였다. 또 까르보나라가 뭉칠까 쟁반을 삼발이 위에 올려놓고 밑에서 자그마한 양초로 데워주는 센스까지 선보이고 있었다.

까르보나라란게 원래는 치즈가루와 계란 노른자만을 이용해 만드는 소스라 매우 걸죽하고 담백한 맛이 나는 음식이지만,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생크림을 왕창 풀어 크림을 만들고 그에 노른자를 섞어 넣어 부드러운 맛을 더 강조하게 된 음식이다.

치킨과 같이 나온 까르보나라는 꽤 걸죽한 느낌이 이탈리아 전통 까르보나라에 더 가까운 듯 했다. 또 잘못한다면 정말 맛없는 음식이 되기 십상인 까르보나란데 젓가락으로 조금 떠 맛을 보니 담백하면서 부드럽지만 걸죽함에서 오는 진한 향과 맛의 깊이(?)가 꽤 괜찮았다. 냉면집에서의 냉면사리처럼 파스타사리가 있으면 시켜서 같이 맛봐도 충분히 완벽한 까르보나라가 될 것 같은 그런 맛이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치킨은 바삭한게 특징인데 이 까르보나라 치킨은 바삭함과는 거리가 멀긴 했다. 소스에 퐁당 빠져있으니 말이다. 그럼, 믿을 수 없는 부드러움을 보여주겠지 하는 기대와 함께 다른 메뉴들도 살펴보았다.





포테이토 칩과 어니언 링이다. 깨끗한 기름에 튀겼는지 색이 아주 선명한게 마음에 들었다. 요즘은 치킨이든 분식이든 기름을 너무 오래된 것을 써서 좀 거무튀튀한 색을 띠는 튀김들이 참 많은데 말이다.

어니언 링은 양파 껍질 한 곂에 튀김옷을 입혀 튀겨놓은 음식이었는데 독특한 맛은 없었지만, 깔끔한게 조금씩 잘라 먹기 좋았다. 포테이도 칩은 감자를 적당히 얇게 썰어 째로 튀긴 듯 했다. 바삭바삭 한게 왠지 치킨에서 없어진 바삭함의 아쉬움을 포테이토 칩으로 달래는 듯 한 느낌은 농담이고.. ㅋㅋㅋㅋ 바삭바삭한게 참 깔끔한 맛이었다. 혹자는 밋밋하여 별로라고 할 지 모르겠지만, 깔끔한 음식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본인은 참 마음에 들었다.





깔끔함의 마무리는 샐러드였다. 양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적당한 양에 신선한 야채에 상큼한 과일드레싱이 정말 맛있었다. 달달하면서도 야채가 아삭아삭했고, 드레싱의 상큼한 맛이 아직도 생생하다. 요즘 육류보다 야채류가 더 땡길 때가 종종 있는데 그럴 떄 이런 샐러드가 있다면 맥주 한 캔이 쑥 다 넘어갈 것 같았다 !





치킨에는 빠져서는 안 될 맥주. 생크림맥주라고 하던데 크림맥주를 말하는 것 같았다. 크림맥주는 맥주의 원래 거품이 아니라 다른 거품을 인위적으로 올려서 부드러운 맛을 강조한 맥주다. 그런데 생각보다는 크림이 부족한 듯 보여 아쉽긴 했다. 그래도 다른 여타 맥주만큼 부드럽고 탄산도 적당했다. 생맥주의 일반적인 맛을 느낄 수 있었는 듯 했다.





이렇게 나오는 메뉴들을 다 보고 친구들과 신나는 짠! 과 함께 치킨을 먹기 시작했다. 치킨을 하나 찍고 소스에 휙휙 저어서 한입 큼직하게 베어먹었더랬다. 처음 먹으면서 오 ! 생각보다 느끼하지도 않고 부드럽고 괜찮네 !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신기했던건 뭔가 화끈한 맛이 나는 점이었다. 소스에는 그런 맛이 안 났는데 아마 치킨에 매운맛을 입혀놓은 듯 보였다. 자꾸 먹으면 꽤 느끼하게 생각할 법도 한 그런 조합인데, 약간 매운 맛이 그 마지막 남은 느끼함 마저 모두 날려버리는 듯 했다. 마치 요즘 유행하는 꼬꼬면의 깔끔한 육수에 칼칼한 맛이 더해진 듯 한 그런 맛이었다.

치킨 역시나 순살치킨이어서 먹기도 편하고 아주 부드러웠다. 바삭바삭한 튀김옷이 없어서 그런지 더 부드럽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같이 나온 소스가 두 종류가 있었는데, 둘다 꽤 깔끔한 맛을 하고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함께 했던 친구가 그랬다. "말도 안되는데 말도 안되게 맛있다"고 ! 정말 공감가는 말 한마디였다. ㅎㅎㅎ

그렇게 치킨과 사이드디시를 먹으면서 이러쿵 저러쿵 떠들다 보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장소에서 좋은 음식과 함께 웃으며 보낼 수 있는 시간. 그런 시간보다 더 즐거운 일이 또 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맛있게 잘 먹었다는 인사를 드리고 올포스트 아이디를 확인 받았다. 정말 돈은 한 푼도 받지 않으신 사장님! 이건 빈 말이 아니라 정말 맛있는 치킨과 음식들 그리고 맥주였습니다. 덕분에 즐거운 시간 보냈고요 ^^ 사진이 모두 증발해버려 너무 아쉬운 마음이 강하지만, 다음에 또 찾아뵈어 좋은 사진 더 많이 찍어 오도록 해야겠네요.

신촌 뿔레치킨은 친절했고, 분위기가 참 아담하고 행복했다. 물론 내가 좋은 사람들과 함께여서 그렇게 보일 지도 모르지만, 여튼. !! 그럼 이만 짧게 후기를 마치도록 해봐야 겠다.



 


뿔레치킨
서울 서대문구 창전동 53-24 (창서 초등학교 뒤편)
1544-9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