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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가 학교에 다닐 때 '88만원 세대'라는 책을 읽고
'보고 있는 사회와 보고 싶은 사회'
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었는데, 그 글을 요약, 정리하여 포스팅 하는 글입니다.
여러분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싶어 이렇게 글 올립니다.

88만원 세대. 지금 우리나라의 20대를 일컫는 말이다. 지금의 20대가 사회에 진출해 경제활동을 하게 될 때 기대되는 평균 월급여가 88만원이라는 의미이다. 이 책의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불리는 20대가 받게될 월급이 88만원이라니……. 이런 사회가 지금 우리 20대가 ‘보고 있는 사회’이다. 이 책에선 꿈을 꾸고 미래를 밝게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20대가 88만원 세대로 전락한 이유를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찾는다.

사회구조면에서 이 현상을 바라본다면, 신자유주의를 전제로 한 ‘승자독식의 시대’가 펼쳐진다는 것이 이유이다.

20대에게의 기성세대, 특히 40,50대는 ‘영광의 30’년을 경험했다. 대한민국에도 공업화 초기에 포디즘의 시대가 있었다. 포디즘은 미국의 포드사의 생산형태였던 소품종 다량생산체제를 말한다. 이때 우리나라에는 노동력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공급보다 훨씬 많았다. 20대에 자유, 저항, 낭만 등의 가치들을 즐겼어도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해 경제적 부를 축적 할 수 있었다. 이때는 연공이 서열을 결정한다는 연공서열제가 일반적이었고, 종신고용의 개념이 존재했기 때문에 그들의 경제활동은 크게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IMF이후 문제가 발생했다.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연공서열제사회가 종료되었다. 이에 따라 같은 세대 내에서의 승진을 위한 경쟁이 심화 되었다. 이런 과정은 세계화에 따라서도 많은 국가들이 겪게 되는 과정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불과 5년 후 노무현 정권 때 연공서열제를 이은 정규직체제마저 종료되었다. 정규직체제가 종료되면서 비정규직체제가 생겨났다. 따라서 종신고용의 개념이 없어졌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경제사회에서는 세대내부의 경쟁은 물론 세대 간의 경쟁도 매우 극심화되었다. 또한 최근의 경제공황현상으로 인해서 취업의 문이 매우 좁아져 있기에 갈등은 점점 더 극심화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88만원 세대의 미래를 세대들 간의 상관관계에 의해서도 분석한다. 지금의 20대가 아닌 기성세대를 부르는 용어가 여러 가지가 있다. 유신세대, 386세대, X세대이다. 차례대로 지금의 50대, 40대, 30대를 일컫는 말이다. 유신세대와 386세대의 경우 영광의 30년 때 경제활동을 시작하거나 이미 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일정한 위치에서 경제적인 능력까지 갖고 있다. 또한 X세대도 지금은 직장을 갖고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들도 연공서열제의 종료와 종신고용제의 종료에 따라 직위가 안정하지 못한 편이기에 88만원 세대를 도와주기에는 힘든 게 사실이다.

이렇게 되면 88만원 세대 내부의 경쟁은 더욱 극심화 된다. 저자는 책에서 '배틀로열'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경쟁이 극심화 되기에 승리하는 자만이 살아남는 승자독식사회의 사회가 훨씬 심한 형태로 흘러갈 것이라는 말이다.

이렇게 우리가 ‘보고 있는 사회’의 상황은 매우 열악하다. 저자는 ‘보고 싶은 사회’를 위해 20대에게 두 가지 해결책을 제시했다.

처음은 '바리케이트'이다. 기존의 세대는 피고용자가 자신들의 권리를 유지할 바리케이트를 갖고 있다. 노조와 같은 것들인데 비정규직의 사회가 도래한 지금 약자인 비정규직은 이런 바리케이트를 갖고 있지 못하다. 급격한 사회변화에 따라 그에 맞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인데 지금 20대들이 그런 시스템을 가지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한다.

또한 '짱돌'을 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짱돌은 이런 변화를 위한 개인의 개혁의지를 의미한다. 이를 위해선 상호의 의사소통과, 상호 협력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20대끼리의 협력과 기성세대 및 20대간의 활발한 대화 속에서만 이런 일이 가능할 것이라는 말이다.

나도 이 해결책에 상당수 동의한다. 지금의 사회구조는 매우 모순적인 사회구조임이 확실하고, 기성세대들은 개혁에 대한 의지가 거의 없다.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고용인들이 지금 자신의 직장에서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지금, 다음 세대를 챙기기엔 자신의 발에 떨어진 불을 끄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88만원 세대는 지금의 취업난의 근본원인이 모순적 사회구조에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 일명 '스펙'을 만들기 위해 혈안하지 않고 사회에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하지만 이런 일이 불가능하게 하는 다른 문제가 있다. 세계화에 따라 다원화되어 가는 사회에서 개인이기주의적인 성격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성격부터가 문제이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서로의 협력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한다.

사유의 문제이다. 현상적 원인이 아닌 근본원인을 정확하게 지각하고 그에 따른 해결책을 제시하고 실천해야만 한다.

이런 모순적인 사회구조가 지속된다면 우리의 자식세대에서도 이 상황이 연속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지금은 이런 모순을 해결해 우리가 상상하는 ‘보고 싶은 사회’로 한걸음 더 가까이 가야한다.

얼마 전 고려대 경영학과의 여학생이 자발적 퇴교를 한 일이 있었다. 모순적인 사회구조 상에서 돌아가는 대학의 모습이 학문을 가르치거나 교양을 쌓아주는 모습이 아니라, 취업학원의 모습을 띠고 있다는 문제를 지각하고 사회를 개혁해보고자 생각을 실천으로 옮긴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지각한 사회의 구조를 나타낸 그녀의 말로 글을 마치려고 한다.

“이제야 나는 알아차렸다. 내가 달리고 있는 곳이 끝이 없는 트랙임을. 앞서 간다 해도 영원히 초원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트랙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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